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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의 생생헬스] 코로나에 더 취약한 심장질환자…'두근두근' 부정맥은 돌연사 위험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사람 중 상당수는 평소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다. 뇌경색 고혈압 심근경색처럼 순환기계 질환을 앓던 환자가 가장 많다. 만성질환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기온 변화가 큰 봄엔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각종 급성 심장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뇌졸중, 부정맥 등 심장질환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온도 변화에 부담 큰 심장

봄이 되면 심장 건강을 챙겨야 한다. 온도가 급격히 변하면 인체가 적응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쓴다. 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구성됐다. 맥박이 정상이면 심방과 심실이 규칙적으로 뛴다. 성인은 1분에 60~80번 뛴다. 심장은 쉬지 않고 뛰지만 대부분 의식하지 못한다. 다만 정상보다 빠르거나 느리게 뛰면 이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을 부정맥이라고 부른다. 유전, 노화, 스트레스, 과음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생긴다.

김진배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직장 상사에게 혼날 때나 마음에 드는 이성과 소개팅을 할 때, 격한 운동을 할 때처럼 특수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평소와 달리 두근거림이 느껴지면 부정맥을 의심해야 한다”며 “선천성 심장기형 외에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20~30대 젊은 환자 중 5% 정도가 부정맥으로 진단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정맥 증상을 방치하면 심장마비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만 초기에 진단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부정맥은 종류가 다양하다. 흔히 나타나는 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 등은 크게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으로 분류된다. 뇌졸중 위험이 큰 심방세동, 급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심실세동도 부정맥으로 분류된다. 이정명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대부분 환자는 자신이 부정맥을 앓고 있음을 인식하지만 어떤 부정맥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부정맥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과 치료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앓고 있는 부정맥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

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은 심방세동이다.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것을 말한다. 환자 30% 정도는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만 호소해 진단하기 어렵다. 진단을 위해 심전도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검사를 해야 한다. 진단한 뒤에는 우선 약물 치료를 하고 필요하다면 전극도자 절제술을 한다. 맥박이 느려 숨이 차거나 실신하는 환자라면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치료도 한다.

김 교수는 “심실빈맥으로 급성 심정지를 경험했거나 심부전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먹은 지 3개월 넘게 지났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1·2차 예방을 위해 제세동기 삽입을 권한다”고 했다. 제세동기는 부정맥 때문에 심장이 멈췄을 때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심장이 뛰도록 하는 기기다.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 치료가 늦어지면 뇌가 망가져 장애 후유증이 생기거나 의식불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급사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정맥 환자에게 많이 사용되는 제세동기는 왼쪽 쇄골과 가까운 어깨 부분에 넣는다. 정맥을 통해 전극선을 심장 안쪽에 넣어 심장에 전기충격을 준다. 이 교수는 “정맥을 통해 심장 안으로 전극선을 삽입하는 삽입형 제세동기는 시술 부위에 피부 감염이 생길 위험이 있고 세균이 전극선을 통해 심장으로 들어가면 전신 감염증을 일으킬 위험도 크다”고 했다. 그는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심장이나 혈관으로 넣지 않고 피부 아래 전극선을 넣어 합병증을 줄이는 새로운 방법이 활용된다”고 했다.

혈관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도 위험

봄에는 심장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뇌졸중은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낮 동안 따뜻하고 아침저녁으로 추운 봄에는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더 크다. 기온이 높은 낮에는 혈관이 이완됐다가 추운 저녁에 갑자기 수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할 위험이 크다. 뇌졸중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전조증상을 알아둬야 한다. 한쪽 팔다리에 감각이 사라지거나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 전조증상이다. 심한 두통이 생기거나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할 때, 일어서거나 걸으려고 할 때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전조증상이다. 물건이 두 개로 보이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것, 말을 제대로 못하는 증상도 마찬가지다. 이런 전조증상은 일시적으로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환자가 많다. 증상이 생겼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평소 이런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 증상을 기억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지체하지 않고 병원을 찾아야 심각한 뇌 손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활동 줄어도 실내운동 꼭 해야

코로나19는 많은 사람의 생활습관을 바꾸고 있다. 감염병 때문에 집에만 머무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만큼 활동량이 크게 줄어든다. 운동 부족은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다. 바깥에 나가기 어렵더라도 매일 30분이라도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뇌졸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박지현 세란병원 뇌신경센터 부장은 “뇌졸중은 증상이 생겼을 때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는 한 번 손상이 시작되면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뇌가 크게 망가지는 것을 막으려면 뇌졸중 증상을 기억했다가 증상이 생겼을 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망한 확진자 중에는 뇌경색 등 순환기 질환을 앓던 환자가 많다”며 “이럴 때일수록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코로나19 예방수칙도 잘 지켜야 한다.

심장질환을 막기 위해 외출할 때 보온에 더욱 신경쓰고 기온이 낮은 새벽 시간에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 과로 과음 흡연 등을 자제하고 심장박동이 갑자기 빨라지는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진배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이정명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박지현 세란병원 뇌신경센터 부장